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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산티아고 순례길 | DAY 36 | 피스테라 순례길 완주증 수령, 생애 첫 사운드 테라피 싱잉볼 체험 그리고 무시아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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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숙소에서 혼자 와인 홀짝거리다 사교성 좋은 이탈리아 아저씨랑 몇시간을 같이 놀았습니다.

이 아저씨 이탈리아 부심 장난 없으셔서 웃겼어요.
진정한 까르보나라에 대한 철칙과 카푸치노에 대한 자부심.....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를 온더락으로 달라고하면 맥주에 물 타달라는거랑 같은 개념이라며 바에서 냅다 쫓겨나니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까지ㅋㅎ

한국 닭발피자 얘기해주려다 국가적 손절당할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몰랐는데 제가 묵고있는 알베르게에서는 매주 화요일 저녁에 사운드테라피 체험이 진행되더라고요.

숙소 정보 | Albergue de Sonia Buen Camino


예약이 꽉 차지않아서 자리가 비는데 혹시 체험해 볼 생각 있냐길래 냅다 ㅇㅋ 하고 바로 가봤습니다. 1시간 정도 소요되고 인당 15유로!


근데 진짜 이거 뭐죠?.....싱잉볼 소리 제대로 들어본건 처음인데요. 별 생각 없이 그냥 누워서 소리만 들었을 뿐인데 눈물이 계속 계속 또르르르 흘러가지고 너무 당황스러웠어요ㅇㅅㅇ

무슨 애플워치 물빼기 기능마냥 제 몸에서도 물빼기 기능이 활성화 된 기분이었달까?...? 아무튼 뭔가 신기하고 놀라웠던 경험이었어요.





사운드 테라피 때문인지 와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진짜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고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오늘은 버스타고 무시아로 이동하는 날이거든욥.






어제 숙소에서 알게된 한국 친구가
저녁 늦게 피스테라에 도착했고 다음날 오전 일찍 산티아고로 돌아가는 일정이라 완주증 수령할 시간이 안나는 것 같아서, 제가 대신 받아주기로하고 피스테라 순례자 사무실로 향했는데요.






왠열 비수기라 운영 시간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심지어 지도에 표시된 Punto Información은 현재 문을 닫은 상태였고, 피스테라 버스정류장 근처 시청 알베르게에서 임시적으로 운영한다고 적혀있었는데요.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운영한다고해서 저도 못받아주게됐어요^_ㅠ 성심당 얻어먹을 수 있었는데 까비!



Panaderia Germán





버스 탑승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아침도 먹을겸 겸사겸사 빵 맛집에 들렀습니다. 빵 안좋아하는데 여기서 맨날 빵만,,하......순대국 먹고싶다 진짜^^..






이곳 저곳에서 여러번 시도했던 Tostadas con Tomate,,늘 실망스러웠는데 이게 진짜 찐이네요....
빵 맛집이라더니 역시나 바게트 바삭 촉촉함 미쳤구...따뜻한 토스트 위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직접 발라서 바로 먹으니까 눅눅해질 새가 없어서 진짜 맛있었어요.

이 가게의 가장 큰 난관은 주인할머니인듯
자기 영어 못하신다고 말걸면 씅내요..ㅎ 여기오면 무조건 젊은이한테 주문하기 메모,,






오늘도 Monbus 타기~~~~
피스테라에서 무시아 가는 버스는 오전 11:30 하루에 딱 한 대 뿐입니다. 약 30분 정도 걸리고 2.6유로에요!






와 레온 타파스바에서 먹고나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2주를 찾아다녀도 안보이던 Pimiento 잼을 무시아에서 발견했어요....결국 못사고 가려나보다 했는데 이걸 여기서 찾다니.






타파스바에서 먹었던 기억을 되살려서 비슷하게 따라해봤는데요. 제가 찾던 그 맛이 느껴졌을때의 그 쾌감,,진짜 너무 좋다^_ㅠ

원래는 염소 치즈를 올려줘서 특유의 향이 좀 더 살아있었는데 오늘은 풍미가 강하지 않는 치즈를 사와서 조금 무난 무난한 맛이었지만 충분히 맛있었어요!






몇 주 째 감기로 고생하는 오즈님의 1인실에 주방이 있어서 오늘은 직접 만들어먹었습니다. 확실히 나가서 사먹는거보다 만들어 먹는게 가성비가 너므 좋아요......

닭고기랑 바게트 과일, 샐러드 등등 푸짐하게 구매해도 인당 9천원 수준?..? 나가서 먹으면 혼자 15유로부터 시작인데 오늘은 3명이서 17유로 나왔습니다.







무시아의 하이라이트이자 진정한 순례길의 엔딩 크레딧을 올리러 일몰 보러 가는길.

뭔가 날씨도 좋고 풍경도 너무 멋지고, 이제 진짜 진짜 최최최최종 끝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살짝 뭉클했어요.






다시 마주한 0,000km 비석
피스테라와는 다르게 이친구는 화살표가 있네요.

이 비석 하나만 두고 보면 피스테라가 더 멋지고 사진찍기 좋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무시아가 훨씬 훨씬 좋았어요.






일몰 친구 할 와인 한병도 사들고와서 홀짝홀짝 해가 지길 기다리는데 바람 진짜 많이 불고.....생각보다 일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조금 힘들었어요^^,,






일몰을 보면서 실속없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쳤는데 ‘과연 나는 이 시간을 알차게 잘 보낸건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때 뭔가 만족스럽다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대단한걸 얻기위해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너무 아무 생각이 없는건 아닌가하는 이유 모를 조바심도 조금 나고?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는데 왜 자꾸 조금씩 아쉬움만 남는건지ㅋㅋ............






피레네 산맥 넘을때 조금만 더 견뎌볼걸, 발목 아파도 그냥 버스타지말고 메세타 구간 다 걸어볼걸, 30km 걷는 날에도 그냥 짐 배송 보내지말고 메고 걸어볼걸 하는 미련한 껄무새가 되버린 기분ㅠ

고생스러운 상황들을 너무 다 피해다녀서 이렇게 감흥이 없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ㅋㅎ 그렇게 고생스럽게 다 강행했으면 지금 조금은 달랐을까 싶기도 하고.







뭐 어쨋든 이미 지나왔고 나중에 다시 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 후회없이 다 걸어보면 되겠죠 ㅎ,,

완주했어도 제 인생엔 변화가 없지만,
좋은 사람들이 남았고 그들과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생겼으니까 그냥 이정도로 만족하려고 합니당.


산티아고 안녀어우우우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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