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 DAY 5 | 2일차 |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 차도로 우회해서 안전하게 도착

굿몰닝
오늘은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까지 넘어가는 일정입니다.
약 22km 구간이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올 때 만큼의 급경사로 유명한 루트,,
밤새 계속 비가 와서 배낭 매고 그 돌길을 내려가는게 맞는걸까 엄청난 고민을 하다가 결국 차도로 우회하기로 마음을 먹고 짐을 챙겼습니다.
길이 험하지 않으니 크록스를 신고 걷기로하고 아직 덜 마른 신발은 가방 옆에 달랑달랑 달아주기

일단 짐을 다 챙겨서 체크아웃(?) 후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조식은 전날 저녁 먹은 공간에서 오전 7시부터 시작.

간단한 빵과 사과, 쥬스와 커피 또는 차가 준비되어 있어요.
투박하게 생겼지만 꽤나 만족스럽게 먹긴했는데,
이게 6유로인건 이해가 가지만 원화로 만원정도인건 이해가 안되는 그냥 그런 마음..

밤새 비가 온 것 치고는 길 상태가 심하게 나쁘진 않네요.
라고 생각했지만 걸으면서 곳곳에 진흙길이 많아서 미끄러질 뻔 하기도하고 양말도 다 젖고(당연히) 뭐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역시 우회해야겠다’ 하며 점점 확고해졌습니다.

뭔가 재밌어요 이런 길들
분명 운동화 신었으면 짜증부터 났을텐데 크록스+양말은 뭐 무적이죠!

무리지어 가다가도 또 금방 사람들이 확 사라지기도하고 뭔가 신기한 순례길,,
비만 안온다면 경치를 즐기면서 걸을 수 있으니 시간이 금방가요.

새끼 말 친구들 졸귀탱,,
걷는 곳곳에 말도 엄청 많고 길가엔 말 털도 막 많고 말고기를 많이 먹는건지 왜케 말을 많이 키우는지?..?

오늘의 간식,,
내가 스니커즈를 이렇게 맛있게 먹어본 적이 있던가.
진자 새로운 발견
앞으로 매일 하나씩 조져줘야겠어용~,~

수비리로 가는 루트를 차도로 우회하는 방법은 개인차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저는 론세스바예스에서부터 쭉 순례길 따라 걸어오다가 Erro 마을 직전 갈림길?에서 차도로 빠졌습니다.
근데 걷다보니 수비리 넘어가는 길에 있는 푸드코트(Alto de Erro)에서 차도랑 순례자길이 만나지더라고요.
사실 내리막이 위험해서 차도로 빠졌던거니까 저 푸드코트에서 우회를 시작했어도 됐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차도를 마냥 걷는거보단 순례자길 따라 숲속을 걷는게 더 풍경은 멋질 것 같으니까요!

론세스바예스에서 수비리까지는 약 21.4km 구간인데요.
저는 우회해왔기때문에 약 24.5km를 걸었습니다.
근데 길이 좋아서 예상시간과 똑같이 5시간 걸렸네요.
제가 수비리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산길 타고 내려오신 분들 옷이 진흙 투성이인걸 보고..
+ 한국인 부부 분들 9시 전에 출발하셨는데 오후 5시에 도착하신거 보면서..
‘아 내 선택은 탁월했다’ 하며 행복해짐..
아무래도 피레네 산맥 넘은 여파로 다리도 아픈데 길도 안좋으니 더 조심조심 내려가게되니까 시간이 무지 많이 걸릴 것 같긴해요....
이번에 느낀건
역시 난 안전제일이다....꽤나 겁도 많고 모험심은 강할 수 있어도 무모하진 않다....ㅎㅋ

암튼 수비리 오시면 Bar Valentin에서 폭립 드셔보세요.
점점 느끼하고 질려가긴하지만 뭔가 갈비찜 맛이라 뭉클해져요,,햇반에 김치 있었으면 진짜 두그릇 먹었다.